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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by mustang
나는 과외를 안 한다.
뭐,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나는 과외를 하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할 때면 꼭 사람들이 어이 없다는 듯이 웃던데...
사실 난 웃기만 할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과외를 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과외는 우리 나라의 거대한 사교육 시장의 핵.

우리나라의 사교육 시장이 거대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주위를 둘러보면 과외 한 개 쯤 안 하는 학생은 매우 드물다.

그런데 과연 이게 좋은 현상인가?
현대 한국에서의 과외라는 것은 "시험 성적을 더 잘 받기 위한 것" 이다.
학생들은 과외나 학원에서 미리 배우거나, 혹은 어차피 배울 것이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수업은 자거나 무시하게 된다.
교실붕괴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사교육은 이에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

"교육"이라는 것이 단지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것이라는 현실.
이것이 진정 제대로 된 현실인가?
그런 현실을 반영하는 과외를 하는 것이 우리의 후배들을 위한 길인가?

난 묻고 싶다.
당신은 고등학교 때, 과외를 받으면서 과외가 옳다고 생각했었는가?

2. 과외는 대부분의 경우는 효과가 없다.
뭐,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겠다.
나는 과외에서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내가 공부할 의지가 없을 때는
아무리 과외를 해도 성적은 안 올랐다. 물론 책상 앞에 붙어있는 시간은 많았지만,
그것이 성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해다.

오히려 과외를 하나도 안 하는 상태이었음에도 내가 공부할 의지가 있었던
고등학교 시절(특히 3학년)이 더 많은 성적의 향상이 있었다.

과외라고 하는 것은 현재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가르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학원 교사들이 가르치는 고액 과외 등도 있지만... )
그런데 과연 이들이 정말 잘 가르치는 걸까?
진정 "공부를 잘 하는 사람 = 공부를 잘 가르치는 사람" 인 걸까?
(개인적으로 공부라 함은 성적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효율의 면만을 보기 위하여 이 생각은 배제하기로 한다. )

사범대학교에서 몇년간 공부를 하고 국가 임용 고시를 통과하고
몇 년동안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아 경험이 풍부한 학교 정규 교사.

난 묻고 싶다.
당신은 이들보다 더 잘 가르칠 자신이 있는가?

3. 과외는 경제를 파탄낸다.
과외는 저노동 고소득의 아르바이트이다. 그런 과외의 시급은 과연 얼마일까?
일반적인 과외의 경우를 보자. 하루 2시간 일주일에 두번.
한달이면 총 16시간. 보통 과외비용이 30~40만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보통 시급 2~2.5 만원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2005년 현재 법에서 보장하는 최저 임금은 시급 2840원이라고 한다.
거의 10배 차이다.

그런데 최저 시급하고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으니 다른 비교를 해보자.
월 200만원을 받는 정규직 사원의 시급은 얼마일까?
주 40시간을 근무한다고 했을 때 한달이면 160시간.
시급 12500원이다.
과외의 절반 수준이니 과외만큼의 시급을 받는 직장이라면 월 400만의 월급이다.

과외가 얼마나 고소득의 노동인지 느낌이 오지 않는가?


우리 나라의 사교육비는 천문학적인 액수라고 한다.
주위에서도 과외 하나 더 시켜야 한다고 파출부를 하시는 분들도 봤다.
우리 집도 동생 학원비에 부모님 등골이 휘신다.

우리 나라 대학생들이 저렇게 비싼 과외를 하는 것은 학창 시절
과외비를 낸 것에 대한 보상으로 저렇게 받는 걸까?
저렇게 쉽게 번돈은 과연 잘 쓸까?
easy come, easy go.
쉽게 벌린만큼 쉽게 쓰는 대학생들 나는 많이 봤다.


난 묻고 싶다.
당신이 진정 시급 2만원대의 가치가 일을 해주고 있는지를...



뭐 대략 위에 3가지 이유 쯤 되겠다.
과외는 옳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그래서 난 옳지 않은 것은 행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지키려 하고 있다.


물론 자신이 "난 과외가 그리 나쁘다고도 생각 안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성적을 제대로 올려주고 있고, 지금 받는만큼의 돈을 받을 만큼 제대로 일하고 있다."
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뭐라고 할 수가 없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하는 것에 대해서 비난할 자격이 나에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저 위의 이유들에 대해서 동감을 한다면,
지금 자신이 과외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과외가 얼마나 편한데... 그냥 대충 가서 문제 풀으라고 하고.
모르면 풀어주고 대충 잡담하면서 시간 때워도 돼."
라고 하는 사람들... 나는 그런게 더 싫다.

차라리 과외를 하려면 정말 열심히 준비해가서
1분 1초를 아껴서 성심성의껏 가르쳐주고 와라.

그것이 너희가 받는 몇십만원이라는 큰 돈을 받는데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겠니?
by 용제 | 2005/06/12 14:22 | 망상 (妄想) | 트랙백 | 덧글(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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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수수한벗 at 2005/06/12 14:31
저도 과외한번 안하고 학창시절을 보냈지요^^; 왠지 '다들 하니까 나도 해야되는 것 같은 느낌'은 들었지만... 사실 학교선생님이랑 친해저서 쉬는시간에 이것저것 물어보는것만으로도 크게 도움이 되는데 말이죠. 그때는 왜 그걸 몰랐을까=ㅂ=
Commented by 니룬 at 2005/06/12 14:34
우연히 들어왔다 갑니다.
왠지 모르게, 과외는 하게 되면 노동의 가치랄까, 그런 걸 알지 못할 것 같아요.
링크 신고 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Commented by 飛烏 at 2005/06/12 18:50
나도.. 과외를 공부의 main으로 삼는 건 반대하지만.. 속성으로 내용이해라든지, 컨셉을 잡아주고 개인에 대해서 optimize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찬성이야. 방학 때 한 두달 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뭐 개인마다 생각이 다르니 ~_~

Commented by sT. at 2005/06/13 02:48
나는 과외로 상당히 실력이 늘었다. ...
그렇다고 내가 결과가 좋으니 수단도 좋다 라는 논리를 펼 수는 없겠지.
Commented by bassist. at 2005/06/13 03:16
과외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지.

좋은 점만 이야기 해 보면, 아무래도 학교에서는 선생님 한 분이 수십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서 수업을 할 수가 없지만 과외는 1:1로 가르칠 수 있으니까 '이 아이가 어째서...'라는 생각을 할 수가 있고 그걸 바로 잡아줄 수가 있더라고. 그래서 과외해 준 애들 성적 많이 올려줬는데... 크훗.

네가 말한 단점들은 다 맞는 이야기같다. 사회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이나 과외 선생이 농땡이치는 것들...
Commented by 동현 at 2005/06/30 13:44
나 과외 구해줘 -0-;;; ㅎㅎ
Commented by Phillip at 2006/10/26 14:15
Commented by Ellen at 2006/10/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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